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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관광을 마치고
결혼기념일겸 집사람의 환갑년을 맞아 미 서부여행을 다녀온 신만식 조정희 부부입니다. 미 동부로 이민온지 십여년만에 처음으로 서부여행을 다녀온 저희들에게는 이번이 참으로 뜻깊은 여행길이었습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빌어 지난 6박 7일 동안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게 열과 성으로 최선을 다해 주신 빌리 박 가이드님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드립니다. 풍부한 지식과 투철한 직업정신을 바탕으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매너로 한사람 한사람에게 부족함이 없도록 신경써주신 덕분에 모두가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첫째 날 가이드님이 말씀해 주신 ‘다리가 후들거리기 전에, 심장이 뛸 때 여행을 떠나라’는 멘토는 여행내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LA에서 라스베가스를 향해 가는 길에 시에나 네바다산맥을 뒤로하고 펼쳐진 광활한 모하비사막이 펼쳐졌지요. 이 사막의 형성에 대한 설명에서 예로 든 한국의 태백산맥을 넘으며 부는 놉새바람의 건조함을 설명할 때는 마치 고등학교 지리수업시간으로 돌아간 착각을 하게 하셨지요. 버스로 장거리 이동시간 내내 들려주신1492년 콜럼버스의 미 대륙발견에서부터 1620년 종교적 박해를 피해 보스톤에 도착한 청교도들로부터 시작된 이민의 역사. 그리고 영국의 관세부과에서 시작된 1776년 7월 4일 독입선언, 1848년 금광발견에서 시작된 서부대이동. 1860년대 대륙철도연결에서 1926년 미서부횡단도로 개통까지 숨가쁘게 거쳐온 미서부 개척역사를 지치지도 않으시고 물흐르듯 흥미진진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웅장한 그랜드캐년의 형성과 콜로라도강에 대한 설명에서는 유구한 역사의 흐름에 대해 그저 짐작만 할 뿐 할 말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색을 의미하는 ‘콜로’, 붉다는 의미의 ‘라도’의 설명은 강가로 끝없이 펼져진 붉은 케년에 거저 맛깔나게 얹혀지는 양념이었습니다.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마련해주신 아이맥스 영화관람은 그랜드캐년의 관람대와 경비행기 선택에서 채워주지 못한 갈급증을 충분히 채워준, 구석구석을 직접 눈으로 체험한듯 각인시켜준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그랜드캐년과 또 다른 의미의 깊고 높이 우거진 삼림은 도심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계절관계로 타보지 못한 아주투어만의 명품, 요새미티 트램 옵션이었습니다. 아주관광을 통해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거쳐갔기에 아주투어에게만 특별이 이 옵션이 주어진다지요. 실제 그날도 그 곳 관광객의 80-90%가 한국인이 아니었을까 짐작할 만큼 온통 한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났지요.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에 펼쳐진 큰 나무 없이 얕은 풀만이 자라는 구릉지대엔 간간이 소떼만 보이고 이어 펼쳐지는 광활한 농장과 간간이 보이는 Hong’s pump, 곧 한국인 박사 홍씨가 개발한 석유를 뿜어올리는 조그마한 펌퍼가 까닥까닥, 오고가는 사람에게 인사하듯 움직입니다. 미항 샌프란시스코의 크루즈 관광과 금문교를 둘러보고 LA로 돌아오는 길에 들린 태평양 해안가와 1911년부터 만들어졌다는 아담한 덴마크마을 Solvang(양지라는 뜻)에 들러 맛있는 경양식을 곁들이며 6박7일의 일정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이번 여행의 별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LA로 돌아오는 긴 시간을 즐겁게 해준 영화 한편이었습니다. 장장 네 시간 가까이 펼쳐지는 ‘늑대와 함께 춤을’ 을 감상하였지요. 와이오밍주에서 촬영되었다는 남북전쟁 당시 인디언부족과 한 백인병사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1995년에 만들어진 수작이었지요. 그 당시 한국에서 보았지만 제목만 희미하게 기억할 뿐, 내용은 전혀 새로왔습니다. 서부여행을 마치며 함께 한 영화였기에 더욱 현실감이 났습니다. 부족장과 백인 병사 덴버의 미래에 대한 대화 중, 덴버는 앞으로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백인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말이있지요. 우리가 둘러보았던 아리조나주 멘텔로프 캐년의 인디언 가이드와 돌아오는 길 내내 뛰엄뛰엄 펼쳐졌던 인디언 마을이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여행을 함께 했던 여러분들이 벌써 눈 앞에 삼삼합니다. 홀 어머님을 모시며 여행 내내 지극정성 보살피시던 LA의 효자 목사 아드님, 텍사스주에서 오신, 한국의 친정오빠와 함께 하셨던 영희님 남매, 필라델피아의 따님집에 왔다가 외손주와 여행하신 노부부님, 청주에서 은퇴 후 사과농장을 운영하신다는 부부 등등, 단 며칠이었지만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우리 모두 운 좋게도 친절하신 빌리 박 가이드님을 만나 여행 내내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여행을 같이 했던 여러분 모두들 오래도록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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