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 키웨스트(Key West) [LA중앙일보] 이름은 서쪽인데 실제로는 미 최남단 마이애미 남쪽 150마일 , 망망대해에 42개 다리끝 기사입력: 07.05.12 17:07 사진1:지형치고는 참으로 별 나고 요상스러운 곳이다. 흡사 누에가 기어가면서 일렬로 알을 낳아놓은 듯 섬 하나 다리하나 다리하나 섬 하나가 마이애미에서 1번 하이웨이 남쪽으로 계속 150마일이다. 그것도 망망대해 걸프만 바닷속을 무려 42개의 다리를 건너며 2시간 만에 도착된 곳이 마지막 섬인 키웨스트(Key West)다. 이곳에서의 키(Key)는 열쇠가 아니라 '모래섬'을 뜻하기 때문에 일명 서쪽 끝 섬이다. 42개의 다리중 가장 긴 다리는 다리 하나가 무려 7마일인데 그래서 인지 다리 이름도 7마일 브릿지다. 다리 양면으로는 바닷물 빛깔도 마치 옥물감을 풀어놓은듯 파르스름한 옥색인데 바닷속도 그리 깊지 않은 듯 야토막해 보인다. 걸프만 바다 맞은편에는 쿠바가 지근거리에 있어 케네디 대통령 재임 시절의 소련과의 일촉즉발의 사태를 회상하니 감회가 새로워진다. 매년 수 백만명이 찾는다는 키웨스트에는 특히 3가지 볼거리를 잊어서는 안된다. 첫째가 헤밍웨이의 집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종군 기자로도 일했으며 퓰리쳐 상을 수상하였고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킬리만 자로의 눈' '무기여 잘 있거라' 등 수많은 작품중에서도 1954년 '노인과 바다'로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됨으로써 세계적인 문호 반열에 우뚝 서게 된 인물이다. 고졸 학력 뿐이었지만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을 했기에 8편의 장편 소설과 8편의 단편 소설 그리고 4편의 비소설 작품과 2편의 영화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으나 서너번 씩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으며 거기에다 또 불행인지 다행인지 2번의 비행기 사고 후유증으로 1961년 결국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마지막을 맞게 된다. 두번째는 헤밍웨이 집 바로 건너편에 있는 등대 박물관이다. 1847년 키웨스트에서는 최초로 건축된 등대 건물이다. 수심이 얕고 산호초가 많아 배들이 자주 좌초되는 바람에 당시에는 전기도 없어 고래 기름을 태워 불을 밝혔는데 4시간마다 끄으름을 청소하는 아주 원시적인 등대이기도 했다. 입장료가 10달러인데 등대위의 전망대에 올라가 보면 사방팔면의 시가 전망이 들어온다. 1800년대 후반에 거대한 허리케인으로 섬 전체가 물에 잠겼으나 등대로 피신한 사람만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이 섬의 이름이 서쪽 섬으로 명명은 되어 있지만 지형적으로는 미국 전체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위도상으로는 텍사스주의 리오그란데강 최하류에 있는 브라운스빌이라는 도시와 간발의 차이로 키웨스트가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해 있다. 등대 하우스에서 남쪽으로 불과 몇 블럭만 내려가면 바닷가에 이정표가 서있다. 가장 위에는 '90마일 Cuba' 그 다음 밑에는 'Southernmost' 'Continental USA'라는 핵 탄두같은 조형물이 서있는데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이렇게 좋은 곳에도 호사다마라고 허리케인이나 태풍으로 매년 창문마다 합판으로 쳐 막고 피난을 떠나는 곤욕을 치른다. ▶여행 등산 전문가 김평식 (213) 736-90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