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할리우드'를 만나다[LA중앙일보] 촬영 세트장 직접 둘러보며, 2시간 25분 '맞춤형 설명'..WB 박물관 구경은 보너스 기사입력: 06.14.12 17:43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어쩐지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 할리우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답게 볼만한 구경거리도 많을 법 하지만 한국의 충무로처럼 딱히 구경할 게 없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타주나 한국에서 손님이 와도 제일 먼저 구경하고 싶다고 졸라대는 곳 역시 할리우드다. 하지만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코닥극장 앞에 가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복장을 한 채 팁을 구걸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나 그리피스 파크 천문대 인근에서 할리우드 사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해 주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그것은 할리우드가 아니다. 진짜 할리우드가 보고 싶다면 가야 할 곳은 따로 있다. 버뱅크에 위치한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다. 할리우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곳 매년 수십편의 영화 수백편의 TV 프로그램을 만들고 촬영하는 곳 세계 콘텐츠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하드웨어가 모두 결집해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20세기 폭스 파라마운트 소니 픽처스 등 대형 영화사가 밀집해 있는 LA인근이지만 테마파크를 겸하고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제외하고 가장 훌륭한 투어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곳은 단연 워너 브라더스다. 투어의 시작은 워너 브라더스 플라자부터다. 처음부터 철저한 ID 검사를 한다. 실제 매일같이 영화가 촬영되는 곳이기 때문에 보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소극장에 들어가 워너 브라더스의 역사가 담긴 짧은 영상물을 먼저 감상하면서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된다. 세계인을 웃기고 울렸던 수많은 영화들이 스크린 위로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며 앞으로 보게 될 스튜디오 구석구석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극장에서 나오면 가이드와 함께 트램에 오른다. 25만 스퀘어 피트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스튜디오를 두 발로 걸어 둘러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지다. 트램에 오르기 전 가이드는 방문객들에게 재미있게 본 영화나 좋아하는 TV시리즈 등을 물어봐 취향과 흥미거리를 파악하곤 한다. 똑같은 투어 프로그램이라도 각자에게 맞는 '맞춤형 설명'을 통해 더 큰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서다. 트램으로 스튜디오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가게 되는 곳은 박물관이다. 들어서자마자 위풍당당하게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배트맨 수트와 각종 무기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영화 '행오버'나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드라마 '가십걸' 의 주요 캐릭터가 작품 속에서 입었던 의상들이 그대로 전시돼 영화의 감동을 고스란히 되살려 준다. '카사블랑카'의 명장면에 등장했던 피아노도 만나볼 수 있다. 2층은 '해리 포터'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공간이다. 10여년 간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온 주인공들의 교복과 문지기 해그리드의 망토 괴물 독거미 원작 속 삽화 등이 실감나게 방문객들을 맞는다. 해리포터와 론 헤르미온느가 그랬듯 입학 후 어느 기숙사에 배정될지를 가려 줄 마법의 모자를 직접 경험해보는 깜짝 순서도 빠트리지 말자. 박물관 관람 후 본격적으로 스튜디오를 누비게 되면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잘 기울여야 한다. 겉에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사운드 스테이지(실내 세트장) 하나하나가 오랜 역사와 사연을 갖고 있는 곳들이다. 좋아했던 영화나 TV 프로그램이 촬영됐던 곳에서는 잠깐씩 내려 기념촬영도 할 수 있다. 촬영 스케줄에 따라 직접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시트콤 '투 앤드 어 해프 맨'의 세트장은 그 중에서도 좋은 구경거리다. 방청석에 앉아 집 병원 발코니 등 여러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는 자그마한 세트를 샅샅이 구경하며 시트콤의 제작 과정 설명을 듣다보면 친근하게 느껴졌던 드라마가 어쩐지 새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하나의 하일라이트는 영구 보존 돼 있는 시트콤 '프렌즈'의 세트장이다. '미드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프렌즈'의 세트 중에서도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항상 모여 아웅다웅하던 그리니치 빌리지의 아담한 카페 '센트럴 퍼크'가 눈 앞에 펼쳐진다. 마음껏 앉아 머그잔을 들며 기념촬영도 하고 '프렌즈'의 추억도 되새겨볼만한 공간이다. 실내 세트장 가운데 한 곳은 영화 속 등장했던 자동차를 모아놓은 창고로 개조돼 있다. '매트릭스' '그랜드 토리노' '아서' 등에서 인상 깊은 장면마다 빼놓지 않고 관객과 만났던 자동차들이 매끈하고 늘씬한 자태를 뽐내며 전시돼 있다. 그 중에서도 배트카는 특수 제작돼 배트맨 로고가 새겨진 타이어까지 장착한 채 멋진 햇살을 맞으며 방문객들을 맞는다. 야외 세트도 볼거리다.40년대 시카고 거리가 됐다가 2000년도 뉴욕 한복판으로 변하기도 하는 거리 세트장을 직접 걸어보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엔 벽돌로 만들어진 진짜 집 같지만 두들겨보면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 경이로움을 더한다. 시대에 맞게 거리에 파킹 미터기를 세우기도 하고 실감나는 그림을 위해 바닥에 붙은 껌처럼 일부러 페인트를 뿌려놓았다는 설명마저 재미나다. 뜨거운 캘리포니아 햇살 아래 '주라기 공원'을 찍었던 울창했던 정글 세트가 보존돼 있는 곳도 볼만하다. 투어는 총 2시간 25분 동안 진행되면 VIP 투어의 티켓은 1인 49달러이며 파킹비는 7달러이다. 24인 이상 그룹은 단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주 월~금요일 낮시간 동안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 촬영장 보안의 위해 투어 신청시 ID를 꼭 지참해 가져가야 한다. ▶주소: 3400 W. Riverside Dr. Burbank CA 91505 ▶문의: (877)492-8687 ▶웹사이트: vipstudiotour.warnerbros.com TIPS * 스튜디오를 방문하기 전 미리 ‘프렌즈’ ‘멘탈리스트’ ‘빅뱅 이론’ ‘길모어 걸스’등의 미국 드라마와 ‘해리 포터’ ‘배트맨’ ‘행 오버’ 등의 영화를 보고 가면 재미와 감동이 달라질 것이다. * 토크쇼 ‘엘렌’이나 시트콤 ‘투 앤드 어 해프 맨’ 등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방청하고 싶다면 인터넷 웹사이트(www.tvtickets.com)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글=이경민.이성연 기자 사진= 최 원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