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 블랙(Black)캐년 국립공원[LA중앙일보] 편무암으로 만들어진 '까만 바위벽' 기사입력: 05.03.12 17:14 블랙(Black) 캐년 국립공원은 1873년 근처에서 철로공사를 하던 인부들에 의해 발견된 후 세상에 차차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게 된 곳이다. 정부는 이곳을 1933년 준국립공원으로 지정을 했다가 1999년 정식으로 2만 에이커의 넓이에 국립공원 지위를 부여했다. 미국의 국립공원 가운데서 비교적 막내인 셈이다. 모뉴멘트 밸리 아치스 브라이스 캐년 자이온 캐년은 물론이고 직선거리로 80마일도 채 안 되는 콜로라도 모뉴멘트에는 온통 붉은색의 수성암인 샌 스톤으로 이루어 진데 반해 이곳 블랙 캐년은 차돌 종류의 편무암으로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끈다. 물론 캐년 전체의 색깔도 온통 새까맣다. 어찌하여 조물주는 지근거리에 있는 여러 곳의 국립공원들에게는 붉은 색깔을 주고 이곳만 홀로 까만 색깔의 바위벽을 선물했는지 너무도 대조적이다. 계곡 자체도 직각으로 낭떨어지의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볼라치면 그야말로 아찔하고 가슴이 저려오는 현기증을 아니 느낄 수가 없는 공포의 계곡이다. 캐년 위에서 강물이 흐르는 아래쪽까지 가장 높은 곳은 2700피트가 넘는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1451피트 높이의 시카고에 있는 시어스 타워다. 시어스타워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봐도 간이 오그라들 정도였는데 그 높은 시어스 빌딩을 하나 더 보탠 2700피트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해 지지 않을 수 없다. 안전 장치도 별로 완전해 보이지 않고 예의 공포감 때문인지 보통 담력이 세지않으면 난간 가까이 갈 엄두조차 서질 않는다. 양쪽 협곡 속 아래에는 바위 색깔조차 시커멓고 또한 너무 깊어 햇빛조차 잘 들어가지 않아 음산한데다 날씨마저 오늘따라 우중충하니 계곡 아래가 마치 사흘 굶은 시어머니 얼굴같이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사우스 림에서 노스 림까지 절벽 사이 간격은 1000피트이며 물이 흐르는 협곡 아래의 간격은 겨우 40피트 밖에 안 된다. 캐년의 전체 길이는 53마일인데 비해 협곡 중심부의 거리는 15마일 뿐이다. 사우스 림 쪽으로 난 347번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초입에 좌우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강 바닥에 있는 캠프장과 댐이 나온다. 댐 쪽으로 내려가서 흐르는 물에 손도 씻어보고 협곡 위를 올려다 보게 되면 가물가물 그 높이에 중압감을 아니 느낄 수 없다. 다시 올라와서 왼쪽으로 가면 방문자 안내소가 나오고 계속 길을 따라 들어가면 악마의 바위 페인트 벽 용이 사는 곳등 여러 명소들이 차례로 나오는데 명소마다 들러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치 제비집 위에 홀로 서 있는 듯 내내 가슴이 저려온다. 이곳 블랙 캐년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장장 1500마일의 미시시피 강보다 불과 50마일 길이의 블랙 캐년이 상류와 하류의 고도 차이가 더 크다는 것이다. 1마일당 96피트씩이나 강물 바닥의 높이가 낮아지니 상류에서 하류까지 50마일에 무려 4800피트 편차가 나오니 물살도 자연 매우 빠른 편이다. 사람도 일상에서 행동의 흐름이 급경사가 많은 것보다는 미시시피강 같이 부드럽고 여유있게 삶이 좋겠다는 또 하나의 교훈을 얻고 발길을 돌린다. 찾아가는 길은 콜로라도주의 그랜드 정션에서 50번 프리웨이로 150마일 정도 내려오면 공원으로 들어가는 347번을 만난다. 공원 안내 전화는 (970)641-2337이다. ▶여행 등산 전문가 김평식: (213) 736-9090 |